스테이블코인 법안 (클라리티, 은행권 협상, 트럼프)
요즘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안 언제 통과되는 거야?"라는 질문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단순히 코인 가격에 영향 주는 뉴스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실제로 내용을 뜯어보니 이건 금융 질서와 국가 전략이 얽힌 문제더라고요. 은행권과 크립토 업계가 '보상 구조' 하나 때문에 몇 달째 협상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면서, 예전에 금융상품 하나 출시할 때 규제 문구 때문에 지연되던 제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법안 문구 한 줄이 시장 방향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클라리티 법안도 가볍게 볼 사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악관 주도 협상,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
당초 올해 1월에 통과를 목표로 했던 클라리티 법안(Clarity Act)은 지금까지도 논의 중입니다. 클라리티 법안이란 암호화폐와 디지털 자산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법안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암호화폐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기본 틀을 만드는 작업이죠. 그런데 이 법안이 연기된 이유는 은행측이 스테이블코인 보상과 관련해서 더 강한 문구를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반대편인 암호화폐 업계에서도 "충분한 검토 기회 없이 은행권에만 유리하게 추진된다"는 우려를 제기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 부분에서 좀 의아했습니다. 규제 완화를 기대하며 투자한 사람들이 많은데, 정작 법안은 이해관계 조정에 시간을 쓰고 있으니 답답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동시에, 이런 협상 과정이 없다면 법안 통과 이후 더 큰 혼란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현재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패트릭 위트(Patrick Witt)라는 분입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암호화폐 수석 고문 및 크립토 위원회 집행 국장을 맡고 있으며, 예일대와 하버드 법대를 거쳐 국방부에서도 근무한 정책 전문가입니다. 이분이 최근 크립토인 아메리카(Crypto in America)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지금까지 총 세 차례 공식 회의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 1차 회의(2월 2일): 전통 은행과 크립토 진영이 정확히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지 명확히 정의하는 자리였으며, 지니어섹트 법안(GENIUS Act)을 다시 열어 규제 일정 전체를 흔드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양측이 합의했습니다.
- 2차 회의(2월 10일): 상원 스콧 의원의 초기 404 조항과 제한된 텍스트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여기서 404 조항이란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처럼 이자를 주는 상품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내용입니다.
- 3차 회의(2월 20일): 앞선 두 차례 회의에서 수렴된 피드백을 반영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활동 기반 보상을 허용하면서도 은행과 크립토 양측을 모두 만족시킬 문구를 만들기 위한 조정 작업을 했습니다.
패트릭 위트는 인터뷰에서 "양측 관련자들은 모두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며, 지연된다고 해서 지니어섹트로 되돌아가 논의를 악화시킬 의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암호화폐 이슈가 아니라 미국의 달러 기축 통화 지위와 글로벌 무역 인프라 측면에서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술이라는 점을 양측 모두 인지했다고 합니다(출처: 미국 의회).
저는 이 대목에서 좀 안심이 되더라고요. 법안이 지연된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신호는 아니라는 거죠. 오히려 양측이 진지하게 균형점을 찾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부담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은행 vs 크립토, 핵심 쟁점은 '보상 구조'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협상이 오래 걸리는 걸까요? 핵심은 바로 스테이블코인의 '보상 구조'입니다. 스테이블코인 보상이란 사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거나 사용할 때 받는 이자 또는 리워드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은행 예금처럼 돈을 맡겨두면 이자를 주는 구조를 스테이블코인에도 적용할 수 있느냐는 문제죠.
은행권 입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예금 대체 수단으로 기능하면 우리 고객이 빠져나간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보상 구조에 대한 제한을 더 강하게 두자고 주장하는 거죠. 반면 암호화폐 업계는 "너무 제한하면 혁신이 막힌다"고 반박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양쪽 모두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 이탈이 현실적인 리스크고, 크립토 업계 입장에서는 경쟁력을 갖추려면 보상 구조가 필수니까요.
패트릭 위트는 이 문제가 "상당히 미묘하고 복잡하다"고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마지막 회의에서는 문구 하나하나를 실제로 따져가며 다루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이를 '라인바이라인(line-by-line)' 검토라고 부릅니다. 즉 법안 텍스트의 모든 줄을 세세하게 검토한다는 뜻이죠. 이 정도로 꼼꼼하게 진행했다는 점에서 쟁점의 범위가 상당히 좁혀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회의 참석자들의 휴대폰을 모두 회수했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랬을까요? 패트릭 위트는 이를 "판사가 법복을 입고 가발을 쓰는 이유와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판사가 법복을 입는 이유는 개인성을 제거하기 위함입니다. 나이, 외모, 성별 같은 개인적 요소를 배제하고 '법 그 자체의 대리인'으로서 판결을 내리기 위해서죠. 마찬가지로 이번 회의에서도 개인의 이해관계나 외부 압력을 배제하고, 오직 법안의 내용에만 집중하기 위해 휴대폰을 회수했다는 겁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백악관의 진지함이 느껴지더라고요.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크립토 시장에 개입했다"는 윤리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패트릭 위트는 민주당 의원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눴으며, 공직자에게 적용될 윤리 규정 개정안을 여러 차례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민주당측에서 제시한 일부 안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지적했는데요, 예를 들어 상원 의원의 배우자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샌드위치를 사는 것조차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과도한 제한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그의 입장입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는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해상충 문제는 중요하지만, 가족까지 모든 암호화폐 사용을 금지하는 건 지나친 규제 아닐까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정치인의 암호화폐 보유가 정책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윤리 문제는 단순히 정치 공방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장기적인 시장 신뢰와 직결된 사안이라고 봅니다.
법안 통과 이후, 실제로 달라질 것들
그렇다면 이 법안이 통과되면 실제로 무엇이 달라질까요? 패트릭 위트는 "법안만 통과하면 도미노처럼 나머지 절차가 빠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현재 클라리티 법안에는 스테이블코인 이슈와 무관하게도 긍정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은행과 크립토 모두 혁신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성장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거죠.
저는 이 대목에서 조금 회의적입니다. 법안 통과가 곧바로 산업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다소 낙관적으로 보이거든요. 실제로 금융 규제는 법안 통과 이후에도 시행령, 감독지침, 사법 해석 과정에서 추가 변수가 계속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같은 규제 기관의 해석에 따라 법안의 실효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법안 통과 자체보다는, 통과 이후 실제로 어떤 세부 규정이 만들어지고 어떻게 집행되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한편 패트릭 위트는 "법안의 가장 큰 가치는 당장 3~4년이 아니라 그 이후까지 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끝나고 다음 정권이 민주당이 되거나, 같은 공화당이라도 성향이 다른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지금까지의 진전이 모두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책이 아닌 '법'으로 고정시켜야 한다는 거죠. 이 부분은 저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정권 교체에 따라 정책이 180도 바뀌는 건 주식시장에서도 여러 번 봤거든요.
다만 저는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스테이블코인이 예금 대체 수단으로 기능할 경우, 은행의 신용창출 구조와 금융안정성에 미칠 영향은 단순한 협상 차원이 아니라 시스템 리스크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만약 스테이블코인으로 대규모 자금 이동이 일어나면, 전통 은행의 예금 기반이 약화되고 결국 대출 여력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건 단순히 은행 vs 크립토의 경쟁 구도가 아니라, 통화정책과 금융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번 법안 논의는 혁신 촉진이라는 긍정적 프레임뿐 아니라, 금융 안정과 통화정책 제약이라는 부정적 측면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질문이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3월 1일을 시한으로 잡았는데, 상원 은행 위원회의 최종 논의 시점은 언제인가라는 거죠. 이에 대해 패트릭 위트는 정확한 날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법안 텍스트가 이미 공개되어 여러 차례 검증이 끝났기 때문에 최종 논의 시점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3월 중순쯤에는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법안 논의는 단순히 "코인 가격이 오르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의 금융 질서, 달러 패권, 그리고 글로벌 결제 인프라의 미래와 직결된 사안입니다. 그래서 저는 법안 통과 가능성만 보고 성급히 움직이기보다는, 실제 텍스트 확정과 시행 시점, 그리고 시장의 유동성 흐름을 함께 보려고 합니다. 기대감에 베팅하기보다는 제도화 이후의 실제 사용성과 수익 모델을 확인하는 게 더 안전한 접근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같은 시장에서는 특히 조급해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지켜보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fQMBCKwV-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