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채굴의 원리 (작업증명, 해시함수, 난이도조정)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채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지만, 정작 블록이 어떻게 생성되고 왜 그토록 많은 전력과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작업증명(Proof of Work)이라는 독특한 합의 메커니즘을 통해 보안을 유지하며, 이 과정에서 해시함수와 난이도 조정이라는 정교한 수학적 장치가 작동합니다. 이 글에서는 블록체인 채굴의 작동 원리를 깊이 있게 살펴보고, 대중적 설명이 놓치기 쉬운 기술적 정확성과 한계에 대해서도 함께 다루겠습니다.

작업증명의 본질과 블록체인의 단일성

블록체인은 블록의 연결입니다. 이 연결은 단일한 선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져 있으며, 이 유일무이한 연결, 즉 신성한 시간선은 절대적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모든 블록체인 네트워크 참여자들은 계속해서 블록을 캐내고 새로 생긴 블록을 체인의 맨 끝에 잇는 작업을 합니다. 만약 어떤 참여자 두 명이 동시에 블록을 캐낸다 해도 둘 중 하나의 블록만이 인정됩니다. 이는 블록체인의 합의 메커니즘이 가장 긴 체인, 정확히는 가장 많은 누적 작업이 투입된 체인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직관적이면서도 일부 중요한 세부사항을 생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블록체인은 일시적으로 여러 갈래로 분기될 수 있습니다. 두 명의 채굴자가 거의 동시에 유효한 블록을 찾아낸 경우, 네트워크의 일부는 한 블록을 먼저 받고 다른 일부는 다른 블록을 먼저 받게 됩니다. 이때 일시적으로 두 개의 체인이 공존하게 되는데, 이후 다음 블록이 채굴되면서 더 긴 체인이 형성되고, 네트워크는 자연스럽게 더 긴 체인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짧은 체인에 포함되었던 블록은 고아 블록(orphan block)이 되어 버려지죠. 따라서 "처음부터 절대적 단일선"이라는 표현보다는, "합의 과정을 통해 단일 체인으로 수렴하는 구조"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블록은 아무나 막 갖다 붙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블록을 이어 붙이기는 극도로 어려워야 하죠. 그래야 블록에 가치가 생깁니다. 마치 금을 캐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금을 캐기가 매우 쉬웠다면, 금이 땅바닥에 널려 있었다면 금은 거의 가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냥 땅에 주워서 가지기만 해도 됐을 테니까요. 여기서 칼 마르크스의 노동가치론이 인용됩니다. "상품의 가치는 그 상품을 생산한 노동만이 만들어내고, 가치의 크기는 상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이 결정한다." 시간을 들여서 노동을 하는 것만이 화폐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비유는 흥미롭지만 경제학적으로는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가치는 "노동이 들어갔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그 희소성과 합의 구조, 그리고 탈중앙화된 신뢰 시스템을 인정하기 때문에 형성됩니다. 노동 투입량이 곧 가치의 원천이라는 마르크스식 설명은 현대 경제학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는 이론은 아니며, 블록체인의 가치 형성을 지나치게 단순화할 위험이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경제학자들은 가치가 수요와 공급, 효용, 희소성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봅니다.
개념 설명 기술적 보완 사항
단일 체인 블록체인은 하나의 시간선으로 유지됨 일시적 분기 가능, 가장 긴 체인으로 수렴
노동가치론 노동 투입이 가치를 창출 실제로는 네트워크 신뢰와 희소성이 핵심
작업증명 컴퓨팅 파워로 퍼즐을 풀어 블록 생성 천문학적 계산량 필요, 에너지 집약적

해시함수와 넌스의 노가다

이제 블록 채굴의 핵심 개념인 해시함수에 대해 알아봅시다. 해시함수는 어떤 입력 데이터를 넣으면 랜덤한 값이 출력되는 함수입니다. 그냥 랜덤 함수가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해시함수는 입력값이 같으면 출력값은 같고, 입력값 문자열 중 한 글자라도 달라지면 아예 다른 출력값이 나오는 특수한 함수입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출력값을 토대로 입력값을 유추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블록에 적힌 데이터들, 그러니까 헤더 데이터와 거래 데이터들을 입력값으로 해시함수에 넣어봅시다. 어떤 출력값이 나왔나요? 별로 의미 있어 보이진 않습니다. 이 출력값은 완전히 랜덤하게 보여서 아무런 특징도 없죠. 이제 입력 데이터에 1을 더해서 해시함수에 넣어봅시다. 해시함수의 특징 덕분에 아까와는 전혀 달라 보이는 데이터가 나왔지만, 이 출력값 역시 아무런 특징이 없습니다. 2를 더해보면? 3을 더해보면? 10을 더해보면? 이렇게 더하는 숫자를 넌스(nonce)라고 부릅니다. 이 노가다는 언제까지 해야 할까요? 출력값 앞에 0이 많이 나올 때까지 해야 합니다. 최초의 비트코인 블록, 그러니까 사토시 나카모토가 처음 채굴한 제네시스 블록은 사토시 나카모토의 개인용 컴퓨터가 0부터 시작해 20억에 이를 때까지 넌스를 더해 해시함수에 넣어보는 노가다를 했고, 2083236893를 더해서 해시 출력값 앞자리의 0을 여덟 개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는 10개가 나왔는데, 여분의 두 개는 그냥 우연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토시 나카모토는 50btc를 보상으로 받아갔죠. 이것이 비트코인 채굴의 핵심 개념입니다. 블록을 아무나 캐지 못하게 만들기 위해 엄청난 난이도의 퍼즐을 제시하고, 채굴자들은 컴퓨터의 천문학적인 노가다로 그 퍼즐을 풀게 만드는 것입니다. 엄청난 컴퓨터 파워로 열심히 작업한 걸 증명해 채굴을 하고 보상을 받아간다는 개념, 이것이 바로 작업증명(Proof of Work)입니다. 다만 여기서 기술적으로 보완할 점이 있습니다. "0의 개수"라는 표현은 직관적이지만 정확하지 않습니다. 해시값은 16진수로 표현되므로, 0이 하나 늘어날수록 난이도는 16배씩 증가합니다. 또한 실제 비트코인 프로토콜에서는 단순히 '0의 개수'가 아니라 타깃 값(target)이라는 특정 숫자보다 작은 해시값을 찾아야 합니다. 이 타깃 값을 조정함으로써 난이도가 결정되는 것이죠. 현재 60만 번째 블록의 해시 출력값은 0이 19개여야 정답으로 인정해준다고 하는데, 이는 8개에서 19개로 11개가 증가한 것이며, 이는 2의 44승, 즉 17조 배가 어려워진 것을 의미합니다.

난이도조정과 보상 체계의 진화

채굴 난이도를 어떻게 조절하는지 알아봅시다. 간단합니다. 해시 출력값의 0의 개수를 늘리면 됩니다. 이 난이도는 전세계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채굴하는 사람들 가운데 10분에 한 명 정도만이 정답을 찾을 정도로 조절된 난이도입니다. 컴퓨터 자체의 연산 속도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잖아요. 만약 채굴 난이도가 똑같다면 사람들은 점점 빨리 블록을 채굴하겠죠. 그럼 아무리 보상 코인을 절반씩 줄여도 코인이 더 많이 더 빨리 시중에 풀리겠죠. 금은 캐면 캘수록 점점 땅의 깊이가 깊어져 자연스럽게 채굴 난이도가 증가했습니다. 현대에 가장 깊은 금광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있는데, 그 금광은 3000m 깊이에 이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트코인은 일부러 인위적으로 난이도를 조정해 채굴이 더 어려워지도록 합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경우 블록의 채굴은 일부러 점점 어려워지고 보상 코인은 점점 줄어드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2009년 최초의 블록을 채굴한 것에 대한 보상은 50비트코인이었습니다. 바로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채굴한 제네시스 블록이죠. 2012년 11월엔 하나의 블록을 채굴할 때의 보상이 절반이 줄어 25btc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도 반감기가 두 번 더 있었고, 현재는 하나의 블록 채굴에 6.25btc만을 보상으로 줍니다. 네 번째로 줄어드는 일시는 2024년 5월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보상 비트코인이 어떤 신묘한 원리에 의해 절반씩으로 줄어드는 게 아닙니다. 일부러 그렇게 설계한 것입니다. 그리고 심지어 비트코인은 전세계에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이 2100만 비트코인에 도달했을 때 더 이상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 없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마치 전 지구의 금 매장량이 정해져 있듯이 말이죠. 이 해시 퍼즐이라는 건 인간이 평생을 걸려도 풀 수 없는 수준의 계산을 요구하며, 이 난이도를 돌파하고 정답 해시를 맞출 수 있는 건 컴퓨터밖에 없습니다. 이 퍼즐은 창의성이나 통찰력으로 푸는 게 아닙니다. 극한의 노가다만이 퍼즐을 풀 수 있습니다. 이 어마어마한 계산량을 감당할 수 있는 게 바로 그래픽카드입니다. 그래픽카드 가격을 올린 게 바로 채굴 때문이죠. 그리고 채굴에 이용되는 그래픽카드는 엄청난 양의 전력을 사용합니다. 채굴이란 이제 보통 사람들이 일반적인 컴퓨터로는 할 수 없는 이상한 시장이 되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그래픽카드를 병렬로 연결하거나 심지어 채굴 전용으로 개발된 보드를 장착한 컴퓨터, 엄청나게 많은 전기 사용량, 그리고 상당한 시간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 되었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기술적 정확성을 보완해야 합니다. 현재 비트코인 채굴은 그래픽카드가 아닌 ASIC(주문형 반도체)를 주로 사용합니다. ASIC은 특정 해시 알고리즘을 계산하는 데 최적화된 전용 칩으로, 그래픽카드보다 훨씬 효율적입니다. 그래픽카드는 주로 이더리움 같은 다른 암호화폐 채굴에 사용되었으나, 이더리움도 2022년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Proof of Stake)으로 전환하면서 더 이상 채굴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채굴 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시기 블록 보상 난이도 특징
2009년 (제네시스 블록) 50 BTC 0이 8개 이상
2012년 11월 25 BTC 첫 번째 반감기
현재 6.25 BTC 0이 19개 이상 (17조 배 증가)
2024년 5월 예상 3.125 BTC 네 번째 반감기
또한 "해킹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표현도 지나치게 단정적입니다. 이론적으로는 51% 공격이 가능합니다. 만약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전체 네트워크 해시 파워의 51% 이상을 장악한다면, 이중지불을 시도하거나 특정 거래를 검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 골드, 이더리움 클래식 같은 소형 블록체인에서는 51% 공격이 발생한 사례도 있습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블록체인의 보안은 '절대적 불가능'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비합리적'이라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한 줄인 이유, 신성한 시간선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블록체인은 가치의 인터넷입니다. 그리고 가치는 누구나 탐내죠. 전세계의 수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남의 가치를 훔칠 때 위조나 변조가 쉽다면 블록체인의 가치란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가치를 훔치는 일이 어려운 일이 되면요? 그 정도도 안 됩니다. 아예 불가능에 가까워야죠. 해킹이 불가능에 가깝도록 하기 위해서 블록체인은 모든 블록을 서로 잇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블록은 서로서로 이어져야 합니다. 현재의 블록은 과거의 블록과 이어져야 하고, 그 블록은 태초의 블록까지 이어져 있어야 합니다. 블록체인 채굴은 수학과 경제학, 그리고 게임 이론이 결합된 정교한 시스템입니다. 작업증명은 단순히 컴퓨팅 파워를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정직하게 행동할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악의적 행위자가 네트워크를 장악하는 데 드는 비용을 천문학적으로 높이는 메커니즘입니다. 해시함수와 넌스, 난이도 조정은 모두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다만 이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에너지 소비 문제, 중앙화 위험(대형 채굴 풀의 등장), 51% 공격 가능성 등 여러 한계가 존재합니다. 블록체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기술적 아름다움과 함께 현실적 제약도 균형 있게 바라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비트코인 채굴은 일반 개인도 할 수 있나요? A.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습니다. 현재 비트코인 채굴은 ASIC이라는 전용 칩을 사용하는 대규모 채굴장에서 주로 이루어지며, 일반 그래픽카드나 개인용 컴퓨터로는 전기료조차 회수하기 어렵습니다. 채굴 난이도가 제네시스 블록 대비 17조 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Q. 2100만 개의 비트코인이 모두 채굴되면 어떻게 되나요? A.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이 2100만 개에 도달하면 더 이상 신규 비트코인은 생성되지 않습니다. 이후 채굴자들은 블록 보상 대신 거래 수수료만을 받게 됩니다. 이는 2140년경에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그때까지 비트코인 경제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Q. 작업증명 외에 다른 합의 알고리즘도 있나요? A. 네,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분증명(Proof of Stake)이 있으며, 이더리움이 2022년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으로 전환했습니다. 지분증명은 코인 보유량에 비례해 블록 생성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작업증명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99% 이상 적습니다. 그 외에도 위임지분증명(DPoS), 권위증명(PoA) 등 다양한 합의 알고리즘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Q. 해시함수는 왜 역방향 계산이 불가능한가요? A. 해시함수는 일방향 함수로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입력값에서 출력값을 계산하는 것은 쉽지만, 출력값으로부터 입력값을 역산하는 것은 수학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비트코인에서 사용하는 SHA-256 해시함수의 경우, 출력값으로부터 입력값을 찾으려면 2^256 가지 경우를 모두 시도해야 하는데, 이는 현재 기술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계산량입니다. Q. 블록체인 분기(fork)는 어떻게 해결되나요? A. 두 명의 채굴자가 거의 동시에 블록을 찾으면 일시적으로 체인이 두 갈래로 나뉩니다. 이때 네트워크는 각자 먼저 받은 블록을 기준으로 다음 블록을 채굴하게 됩니다. 곧 한쪽 체인에서 새로운 블록이 먼저 채굴되면 그쪽이 더 긴 체인이 되고, 네트워크 전체가 더 긴 체인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짧은 체인의 블록은 고아 블록이 되어 무효화됩니다. 이 과정은 보통 10~20분 내에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 [출처] 블록체인 - 채굴과 작업증명 / 김필산: https://www.youtube.com/watch?v=htD0eBO44q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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